美의 대중 규제 먹혔나… 성능 처진 中 AI, 추격 불가능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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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4.02. 오전 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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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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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1~2년 격차… 추격 불가능
中 외국인 투자 2년 새 10분의 1로
AI 스타트업들 자금 부족 시달려

방대한 데이터와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아 급속히 발전하던 중국의 인공지능(AI) 개발 계획이 미국의 전방위 제재에 막혀 브레이크가 걸렸다. 중국 내 수십개 빅테크와 스타트업이 AI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의 선두 주자 ‘오픈AI’와 경쟁할 만한 모델을 아직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 전문 CNBC는 31일(현지 시각) “중국이 미국과의 AI 경쟁에서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와 미국 자본의 중국 첨단 기술 기업 투자 제한이 중국의 AI 기술 발전을 억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중국이 AI 개발의 기본이 되는 거대언어모델(LLM)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AI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오픈AI는 세계에서 가장 성능이 좋은 LLM 중 하나로 꼽히는 ‘GPT-4′를 최근 선보였다. LLM은 텍스트·이미지·영상 등 모든 생성형 AI 서비스의 기본이 되는 기술이다. 중국은 이 같은 ‘기초 기술’ 단계에서부터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중국 기술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LLM 중 성능이 오픈AI ‘GPT’나 구글 ‘제미나이’의 수준을 따라오는 모델은 없다. 대부분 중국 기업은 미국 기업인 메타의 LLM인 ‘라마1′에 추가 학습을 시켜 개선하는 방식으로 LLM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의 성능은 오픈AI의 최신 기술 대비 1~2년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대 초반 한때 미국의 테크 기술을 바짝 따라잡았던 중국이 AI 기술에서 유독 어려움을 겪는 배경에는 미국의 초강력 대중 제재가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2년 자국 기업과 개인이 중국의 반도체, 양자 컴퓨터, AI 등 최첨단 기술 분야에 투자를 못 하도록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자본이 그동안 중국 기술 기업을 먹여 살리는 ‘돈줄’이었던 만큼, 투자 제한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330억달러(약 45조원) 규모로, 역대 최고에 달했던 2021년(3440억달러)의 10%도 채 안 되는 수준으로 폭락했다. 이는 덩샤오핑 중국 전 국가주석이 1992년 외국자본을 적극 유치하기 시작한 후 30여 년 만의 최저치이기도 하다.

그래픽=백형선

이 여파로 중국의 AI 스타트업들은 자금 부족에 시달리게 됐다. 시장분석 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AI 기업에 투자된 자금은 425억달러로, 그중 310억달러가 미국 기업에 투입됐다. 중국 기업에 들어간 돈은 20억달러에 불과했다.

AI 훈련의 기초 장비인 AI 반도체 수출 규제도 중국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가장 좋은 AI 훈련용 반도체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A100, H100 등 제품은 모두 대중 수출이 엄격하게 금지된 상황이다. 중국이 자체적으로 이들에 견줄 만한 반도체를 제조하기도 어렵다. 미 정부가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의 중국 수출을 막고 있는 데다, 미국의 기술을 사용한 기업이라면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주문을 받지 못하게 막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도 뒤처진 AI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필사적이다. 중국의 산업 전략을 결정하는 중국 양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지난달 ‘AI 플러스(+)’란 이름의 AI 산업 육성책이 공개됐다. 중국 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AI 산업 발전 계획을 주도하며, AI 관련 기업들에 파격적인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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