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없어지니 사람 50만 명이 죽었다… 복원에 달려든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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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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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소에 사용하던 진통제 디클로페낙

사체 뜯어먹던 독수리 신부전 유발

사체 처리 안되며 박테리아 확산


최근 인도에서 멸종 위기에 놓인 독수리의 개체수 감소가 인도에서 약 50만여 명의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BBC방송은 미국 경제학 저널에 게재된 논문을 인용, 1990년대 중반까지 5000만 마리에 달하던 인도 내 독수리가 멸종 수준까지 떨어졌고, 이로 인해 지난 5년간 인구 50만 명의 사망을 유발했다고 전했다. 인도 수의학계에서 소의 진통제로 사용해왔던 디클로페낙이 소의 사체를 뜯어먹던 독수리의 신부전을 유발, 멸종 수준의 재앙을 맞았다는 것이다. 2006년 디클로페낙의 사용은 금지됐지만 인도에 서식하는 독수리 중 흰엉덩이 독수리, 인도 독수리, 붉은머리독수리가 각각 98%, 95%, 91% 감소했고 이집트독수리나 그리폰독수리 등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인도는 2019년 기준 5억 마리의 가축을 보유, 세계에서 가장 가축이 많이 서식하는 국가로 꼽힌다. 그러나 이들 가축의 사체 처리는 전문가보다는 독수리에 의존해왔다. 논문의 공통 저자인 에얄 프랭크 시카고대 해리스 공공정책대학원 조교수는 "독수리는 박테리아와 병원균이 포함된 죽은 동물을 우리 환경에서 제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독수리가 없으면 질병이 확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동물의 사체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고 이들로부터 발생한 박테리아 등이 주변 강 등으로 유입돼 식수원 등을 오염시켰다. 실제 물 속의 박테리아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때문에 광견병 등의 병균이 퍼지면서 2001∼2005년 동안 5년간 매년 10만 명씩의 사람들이 사망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 같은 피해를 금전으로 환산할 경우약 690억 달러(약 95조5500억 원)에 이른다고 논문은 분석했다. 특히 사체가 많이 버려지는 도시 지역에서 그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정부는 독수리 보호 및 복원에 나서고 있지만 성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서부 벵골 지역의 한 호랑이 보호구역에서 포획되어 사육되다가 위성 태그를 부착하고 구조된 20마리의 독수리가 방생됐다. 최근 인도 남부에서 진행된 조사에서는 300마리 이상의 독수리가 확인됐다. 하지만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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