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에 “자식없는 여자” 막말, 역풍… 남편 전처·의붓딸도 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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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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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밴스 2021년 “비참한 자식없는 캣레이디” 발언 다시 회자되며 비난여론
테일러스위프트 팬덤 등 ‘캣레이디’ 밈 확산
보수진영서도 비판 조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선거대책본부에서 발언에 앞서 남편 더그 엠호프와 키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제임스 데이비드 밴스 연방 상원의원이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해 “자식 없는 여성”이라며 모욕적인 발언을 했던 사실이 다시 회자하며 역풍이 불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 남편의 전처와 의붓딸도 직접 나서 당시 발언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문제의 발언은 밴스 의원이 2021년 7월 폭스뉴스에 출연해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한 몇몇 민주당 인사들을 향해 “자기 삶에서 비참한, 자식이 없는 고양이 여성들”(childless cat ladies who are miserable at their own lives)이라고 부른 것이다. 고양이 여성들(cat lady)은 고양이와 함께 사는 중년의 독신 여성을 비하적으로 일컫는 표현이다. 밴스는 이들이 자녀가 없다는 이유로 “국가의 미래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몇 년 전 이 발언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온라인에서 급격히 확산하며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2014년 결혼한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의 전 부인도 직접 나서 해리스를 향한 비난에 정면 반박했다.

25일(현지시간) 엠호프의 전 부인 커스틴 엠호프는 성명을 배포해 “카멀라는 콜과 엘라가 십 대일 때부터 10년 넘게 더그(더글러스), 저와 함께 공동부모였다”면서 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이 남편과 전 부인 사이 태어난 아들과 딸을 함께 양육해 온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아이들은 해리스 부통령을 ‘엄마와 카멀라’를 합친 ‘마멀라’(Momala)로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스틴은 이어 “그녀(해리스)는 다정하고, 양육에 힘쓰고, 맹렬하게 보호적이고, 언제나 옆에 있다”면서 “나는 우리의 복합가족(blended family)을 사랑하며 그 안에 그녀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엘라 엠호프 인스타그램 캡처

이들의 딸 엘라도 직접 나섰다. 엘라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콜과 나와 같은 귀염둥이 아이들이 있는데 어떻게 ‘아이 없는’ 사람이 될 수 있나. 나는 세 부모님 모두를 사랑한다”고 적고 친모인 커스틴의 성명 내용도 캡처해 올렸다. 그러면서 “저 뒤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더 크게 말해달라”고도 했다.

밴스 의원의 발언에 대한 비판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전 위원인 니키 반스는 지난 23일 엑스(X)에 “‘해리스 2024’를 위한 자식 없는 여자들”이라는 글과 함께 한 여성이 고양이들과 함께 와인을 마시는 모습을 그린 이미지를 올렸다. 이 글은 이틀도 채 되지 않아 조회수 200만회를 넘겼다.

인기 시트콤 ‘프렌즈’의 주인공 ‘레이첼’로 유명한 배우 제니퍼 애니스턴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미국의 부통령이 될 수도 있는 사람에게서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것을 정말 믿을 수 없다”고 적었다. 원로배우 우피 골드버그도 자신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어떤 이유로든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들이 있고, 아이를 갖길 원해도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틱톡 캡처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덤 등을 중심으로 ‘자녀없는 고양이 여성(childless cat ladies)’ 밈도 확산하고 있다. 미혼으로 고양이 세 마리를 키우는 스위프트는 독립적으로 성공한 여성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져 왔기 때문이다. 틱톡에선 스위프트가 고양이 등에 올라 타고 어디론가 가는 합성 영상에 “자녀 없는 고양이 여성들이 11월 해리스를 위한 투표를 위해 달려간다”는 글이 적힌 게시물을 비롯해 #고양이여성의 때가 왔다 등의 해시태그 등이 관심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 진영에서도 밴스 의원의 막말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감지된다고 전했다. 공화당에서 관료이자 전략가로 일했던 앨리사 파라 그리핀은 “자녀가 없는 여성은 사회에서 가치가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은 모욕적”이라고 지적했다.

보수 성향 평론가인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딸 메건 매케인도 “밴스 상원의원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가장 보수적인 유권자뿐만 아니라 전 영역의 여성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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