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전년보다 36% 급증... 車 주춤하자 IT가 떠받쳐

입력
수정2024.04.02. 오전 6:12
기사원문
조재희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반도체·휴대폰·디스플레이 등
3월 수출, 2년만에 동반 상승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6개월 연속 증가하며 10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뉴스1

반도체발(發) 봄바람에 3월 우리나라 수출이 6개월 연속 플러스 증가율을 이어갔다. 무역수지(수출-수입)는 10개월 연속 흑자를 냈다. 4대 IT 품목(반도체·디스플레이·무선통신 기기·컴퓨터) 수출이 2022년 3월 이후 24개월 만에 일제히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한 덕분이다. 내수(內需)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되살아나는 수출이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달 수출은 3.1% 증가한 565억6000만달러(약 76조3000억원), 수입은 12.3% 감소한 52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무역수지는 42억8000만달러 흑자다.

3월 조업 일수가 작년보다 1.5일 감소했는데도 수출 증가와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건 21개월 만에 최대인 117억달러(35.7% 증가) 수출을 기록한 반도체 힘이 컸다. 지난해 12월 미국 수출이 20여 년 만에 중국을 추월했는데 3월에도 2개월 연속 미국이 중국을 앞섰다.

그래픽=백형선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이던 IT 수출이 3월엔 뚜렷하게 반등하는 모습이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휴대전화·컴퓨터까지 수출 온기가 IT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로 IT 수요가 급증했던 2021년 수준을 회복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서버 투자, 데이터 센터 확대 등 IT 전방 산업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단가가 상승하고, 수출 물량도 늘어난 덕이다.

◇수출 효자로 다시 돌아온 IT

반도체를 비롯한 IT 품목은 코로나 시기,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재택근무 확산과 그에 따른 IT 수요 급증으로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2022년부터 본격화한 엔데믹 국면에선 거꾸로 우리 수출 부진의 주범이 됐다. 무선통신 기기(휴대폰·부품)가 2022년 4월 마이너스로 돌아서더니 디스플레이(6월), 컴퓨터(7월), 반도체(8월)까지 차례로 동반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11월 반도체가 15개월 이어온 수출 감소세에서 벗어났지만, 컴퓨터와 무선통신 기기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며 지난달에야 모두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반도체 수출이 11월부터 5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고, 컴퓨터(SSD)는 24.5% 급증한 9억달러로 1분기 내내 플러스를 나타냈다.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수출 호조로 8개월째 수출이 늘었고, 지난 2월 16.5% 급감했던 무선통신 기기는 갤럭시S24 인기와 카메라 모듈 등 부품 수출이 늘어나며 5.5% 증가했다.

지난해 우리 수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자동차 수출이 역기저효과와 조업 일수 감소, 전기차 부진 등의 이유로 5% 감소했지만, IT가 제자리를 찾아가며 수출 활력을 이어간 모습이다. IT를 제외하면 3년 치 수주 물량이 쌓여 있는 선박 수출이 102.1% 급증했고, 바이오헬스도 10% 늘어났다. 지난 2월 마이너스를 나타냈던 석유 제품은 3월엔 3.1% 증가한 46억달러를 기록하며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수출 3위 품목을 탈환했다.

◇대미 수출, 2개월 연속 중국 눌러

지역별로 대미(對美) 수출이 11.6% 늘어난 109억달러로 105억달러(0.4% 증가)에 그친 대중 수출을 누르고 2개월 연속 1위에 올랐다. 지난 2월보다 차이가 더 벌어졌다. 지난 2월 17개월 만에 흑자를 냈던 대중 무역수지는 한 달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수출 플러스와 무역 흑자 기조가 1분기(1~3월)에도 탄탄한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 수출 7000억달러 달성에 대한 기대도 커진다. 올 1분기 수출은 1637억달러로 7000억달러의 4분의 1에 조금 못 미쳤지만, 1분기가 수출이 가장 부진한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다만 중국 등 세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소비가 살아날 때까지는 변수가 크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수출이 살아나고 있지만, 본격적인 호황에 접어들었다고 말하기에는 조심스럽다”며 “각국에서 금리 인하 신호가 가시화되면서, 우리 주요 수출 품목인 IT와 자동차 수요 회복이 맞물려서 나타난다면 수출이 뚜렷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