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전남 순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8일경 순천시 조례동에 있는 박 씨의 가게를 압수수색했다. 당시 식탁에는 안주와 소주병 4개가 있었는데 그 중 술이 다 비워진 것은 두 병 뿐이었다. 나머지 두 병 중 한 병은 마개가 따져있지만 술은 그대로였고, 다른 한 병은 마개도 따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박 씨가 마신 것은 두 병 뿐이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범행 전날인 지난달 25일 오후 9시경부터 가게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자정쯤 거리를 배회하다 그를 승객으로 오해한 한 택시 기사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이후 박 씨의 형이 동생이 자살할지도 모른다고 신고를 해 경찰이 출동해 5분간 면담을 진행했다. 박 씨는 경찰이 돌아간 뒤 피해자 A 양(18)을 보고 800m를 따라가 살해했다. 그는 이후 호프집, 노래방에서 다시 술을 마신 뒤 인근 마트에 주차된 승용차를 발로 차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박 씨는 범행 전후 3시간 동안 그의 가게 반경 2㎞에서 다섯 번이나 사람들을 접촉했다. 그와 만난 사람들은 “(박 씨가) 취했지만 대화가 가능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박 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 “소주 4병을 마셔 범행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박 씨가 가게에서 흉기를 챙겨 허리춤에 감추고 나와 범행 후 버리는 등 계획적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