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닭’ 치킨 놓고 뉴욕 두 신문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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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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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가 차린 식당, 품평 갈려

23일 미국 뉴욕타임스가 쓴 '꼬꼬닭'에 대한 비평 기사./뉴욕타임스

“꼬꼬닭(Coqodaq)은 멋진 프라이드치킨 전문점인가 세상의 종말인가?”(뉴욕타임스)

“뭐라든 간에 꼬꼬닭은 놀라운 프라이드치킨을 맛볼 수 있는 좋은 곳”(뉴욕포스트)

전 세계에서 가장 트렌드에 민감한 뉴욕에서 지난 1월 문을 연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전문점을 두고 뉴욕타임스(NYT)와 뉴욕포스트가 상반된 성격의 음식 비평을 실었다. 1851년 창간한 뉴욕타임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진보 성향 종합 일간지이고, 그보다 반세기 앞서 1801년 창간한 뉴욕포스트는 보수 색채가 짙은 타블로이드지다. 논조도 성격도 뚜렷이 상반되는 뉴욕의 두 대표 신문이 ‘K푸드’를 소재로 지상전(紙上戰)을 벌인 셈이다.

꼬꼬닭은 뉴욕에서도 현재 가장 예약이 어려운 레스토랑 중 하나로 꼽힌다. 뉴욕의 스테이크하우스 중 유일하게 미슐랭 스타를 받은 ‘꽃(Cote)’의 자매 레스토랑이며, 대표는 한국계 사이먼 김(김시준)이다.

포문은 NYT가 열었다. NYT의 유명 음식 평론가 피트 웰스는 23일 ‘레스토랑 리뷰’ 코너에서 맨해튼 명소 플랫아이언 빌딩 인근에 생긴 ‘꼬꼬닭’에 대해 비평했다. 그는 “꼬꼬닭에서는 ‘치킨과 샴페인은 천생연분’이라며 샴페인을 권유한다”면서 “‘제철 야채튀김(28달러)’이나 ‘바삭한 생선과 감자튀김(36달러)’도 있는데 38달러(약 5만2000원)짜리 ‘버킷리스트(국수를 곁들인 치킨)’를 주요 판매 품목으로 정하고 권한다”고 했다. 한마디로 상술(商術)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요리에 소금과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지적하면서 “소금과 설탕이 많이 들어가 한식을 평면화하고 1차원적으로 만든다”고 사실상 혹평에 가까운 리뷰를 남겼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뉴욕포스트에 음식 비평을 기고하는 스티브 쿠오조가 이를 반박하는 칼럼을 썼다. 그는 “일부 웨이터가 모든 음식을 한꺼번에 가져오는 ‘한국식 방식’으로 서두르려 하고 샴페인을 주문하게 하려고 너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맞는다”며 일부분 동의하면서도 “이런 판매 전략은 뉴욕시의 모든 레스토랑에서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이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나로’와 ‘아토믹스’ 같은 한국의 고급 레스토랑과 캐주얼한 이곳을 비교하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꼬꼬닭은 사람들이 엄청난 맛을 기대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뉴욕만의 특별한 분위기와 감성을 함께 느끼려 찾는다는 것이다. 맛에 대해서는 “치킨에 바른 고추장 바비큐 소스는 매력적이고 복합적인 맛을 더한다”면서 “들깨국수는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준다”고 했다.

역사가 오래된 유명 식당의 메뉴를 두고도 음식 비평가들이 신문 지면에서 치고받기식 칼럼을 게재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하물며 문 연 지 반년밖에 안 된 한국식 치킨집을 두고 이런 논쟁이 벌어지자 한국 음식의 인기를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꼬꼬닭’의 사이먼 김 대표는 “’꼬꼬닭’이 이렇게 큰 관심을 받는 것 자체가 감사할 뿐”이라면서 “유명한 평론가의 의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들이 얼마나 만족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4일 미국 뉴욕포스트가 '꼬꼬닭'과 관련된 뉴욕타임스 비평을 반박한 기사./뉴욕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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