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규모 다소 줄었지만 임금인상 등 고려시
평균 5억에서 많게는 10억원 퇴직금 수령 예상
국내 주요 은행들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대상 연령을 30대까지 확대하면서 퇴직금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신청자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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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이익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이자 누구나 부러워하는 안정적 직장인 은행에서 예상 밖으로 '자발적 희망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향후 경기 침체가 시작되면 희망퇴직 조건이 나빠질 수 있다는 예상, '인생 2막' 설계를 서두르는 경향과 파이어족(조기은퇴 희망자) 증가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일부터 6일까지 준정년 특별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 자격은 2024년 1월 31일 기준 만 15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일반 직원이다. 퇴직자는 연령에 따라 최대 24~31개월치 평균 임금을 특별퇴직금으로 지급받는다.
1969년 하반기생부터 1972년생까지는 특별퇴직금 외에도 자녀 학자금, 의료비, 전직 지원금 등의 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같은 기간,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1969년 상반기생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퇴직도 진행 중이다. 이들의 퇴직금은 평균 임금 약 25개월분으로 책정됐다.
우리은행은 오는 7일까지 정규직 입행 후 10년 이상 재직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퇴직이 확정되면 1969년생 직원은 평균 임금 19개월분을, 1970년 이후 출생자는 31개월분을 특별퇴직금으로 받는다. 여기에 자녀 대학 학자금, 재취업 지원금, 건강검진비 등의 추가 혜택도 제공된다. 이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다.
시중은행 중 희망퇴직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NH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1월,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56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마무리했다.
퇴직금은 연령에 따라 최대 20~28개월치 임금이 지급되며, 이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 조건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3일부터 17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특히 올해는 전년도 44세 이상 대상에서 30대까지 범위를 확대해 주목을 받았다.
이번 희망퇴직에는 38세 이상 직원 534명이 신청했으며, 특별퇴직금은 출생연도에 따라 월 평균 임금의 7~31개월분으로 지급된다. 퇴직 시행일은 1월 2일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6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올해는 대상 연령을 1974년생까지 확대했으며, 퇴직금은 지난해와 동일한 18~31개월치 임금이다. 이외에도 자녀 학자금, 재취업 지원금 등이 별도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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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중은행 점포의 모습.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
은행권에서 대규모 희망퇴직이 반복되는 이유는 디지털 전환과 이에 따른 점포 감소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영업점 수는 3231개로, 1년 전보다 51개 줄었다.
이와 함께 승진 적체로 인해 조기 퇴직을 희망하는 직원들의 자발적 수요가 증가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고금리에 따른 이자 이익으로 ‘퇴직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퇴직금 규모가 일부 축소됐지만, 은행 퇴직자들이 평균 5억 원, 많게는 9억~10억 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5대 은행의 1인당 평균 총 퇴직금은 5억 4000만 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