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고시 공부 유족에 “부모가 벌 받았네”, 의사 커뮤니티 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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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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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잃은 아들, 텐트서 국시 준비
“자식이 죄인, 감귤 낳은게 죄” 조롱
유족들 “악의적 비방 강력 처벌을”
의사 및 의대생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의대생을 조롱하는 글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1일 오후 한 온라인 게시 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6분경 의사·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 ‘사고 현장 텐트에서 국시 공부하는 정신은 존경한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참사 유가족 중 의대생을 인터뷰한 기사를 캡처해 올린 글이었다.

캡처된 기사에 따르면 이 유족은 수도권 한 의대 4학년 남학생으로, 재난 구호 텐트에 머무르며 9일에 치를 의사 국가시험(국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우리 엄마(희생자)가 이번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해 1년 더 공부하기를 원하지 않으실 것”이라 말했다고 기사는 전했다.

메디스태프 글에는 날 선 댓글들이 달렸다. 특히 남학생을 두고 ‘감귤’이라 조롱하는 댓글이 많았다. “자식이 죄인인데, 벌은 부모가 받았네” “감귤 낳은 게 이미 죄 아니겠냐” 등이다. 감귤은 의대 증원 논란 과정에서 사직, 휴학 등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전공의, 의대생을 비하하는 말이다. 부모님이 사망한 상황에도 의사가 되기 위해 여념이 없다며 비꼬는 것이었다.

댓글을 공개한 작성자는 “저런 인간들이 의사로서 진료를 본다는 게 너무 끔찍하다”며 “널리 퍼뜨려서 범인(댓글 작성자)을 잡을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밝혔다. 누리꾼들도 “저게 악마가 아니면 뭐냐” “저런 사람들이 환자를 돌본다는 게 소름 끼친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가족들을 향한 도 넘은 비난과 조롱이 계속되자 2일 유가족 대표단은 무안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로 희생된 분들에 대한 악의적인 표현과 남은 가족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을 멈춰주길 바란다”며 “관계 당국에서 강력하게 처벌해 줄 것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유족 등이 신고를 하면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2일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관계자는 “(모욕성 관련 게시글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문제의 사이트는 폐쇄형이라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고가 접수될 경우 사법 처리 대상이 되는지 검토해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을 모욕하는 악성 게시물 3건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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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아일보 사회부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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