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 정시 모집에서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대학 49곳은 정시 경쟁률이 3대 1에 미치지 못하는 사실상 미달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종로학원이 2025학년도 정시 전국 202개 대학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서울·경인권 대학 지원은 전년 대비 6222건 늘었지만 비수도권 대학은 3593건 줄었다.
전국 대학 정시 지원 건수는 50만5066건으로 전년 대비 2629건 늘었다. 서울권 대학은 19만4169건으로 작년에 비해 5164건 늘었다. 서울은 전국에서 정시 지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이었다. 경인권 지원은 10만7709건으로 집계됐다. 비수도권은 20만3188건으로 3593건 감소했다.
전국 대학 평균 경쟁률은 5.17 대 1로 작년(4.71 대 1)에 비해 올랐다. 서울권 대학은 5.79 대 1에서 6.02 대 1로, 경인권은 5.95 대 1에서 6.35 대 1로 올랐다. 비수도권 대학 경쟁률은 4.19 대 1을 기록했다. 비수도권 대학은 지원 건수는 줄었지만 모집정원 역시 7783명 줄면서 경쟁률이 소폭 올랐다.
경쟁률 3 대 1 미만 대학은 56곳으로 집계됐다. 정시는 가·나·다군 1회씩 최대 3회 지원할 수 있어 입시업계에선 경쟁률 3 대 1 미만이면 사실상 미달로 본다. 미달 56곳 중 비수도권 대학이 49곳으로 87.5%를 차지했다. 부산이 8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7곳, 경남·광주·충남 6곳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권 4곳, 경인권 3곳도 경쟁률 3 대 1 미만을 기록했다.
종로학원은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한 배경에 의과대학 모집정원 확대가 있다고 분석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상위권이 의대에 집중 지원하면서 다른 수험생들이 중복 합격, 추가 합격 등 빈 자리를 노리고 연쇄적으로 상향 지원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비수도권 대학은 신입생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비수도권 대학에 지원한 학생들 중 수도권 대학과 중복 합격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할 수 있고 추가 합격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정시 모집 후 전국 169개 대학이 1만3148명을 뽑지 못해 추가 모집을 실시했다. 이 중 1만1595명(88.2%)이 비수도권 대학에서 발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권 대학에 지원자가 집중돼 중복합격에 따른 이탈 현상은 비수도권 소재 대학에서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