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유럽 변절자들과 포옹 즐긴 시진핑”

입력
수정2024.05.10. 오전 8:33
기사원문
이벌찬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프랑스·세르비아 거쳐 헝가리로
전기차 등 무역·투자 협력 서명

5일부터 엿새간 일정으로 유럽 순방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프랑스·세르비아를 거쳐 8일 마지막 방문국 헝가리에 도착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부부는 이날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리스트 페렌츠 국제공항에 도착해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부부의 영접을 받았다. 헝가리는 시진핑이 탑승한 항공기가 자국 영공으로 진입하자 공군 전투기를 띄워 호위하는 등 극진한 대접을 했다. 앞서 지난 7일 시진핑이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 도착할 당시에도 세르비아 전투기가 시진핑의 항공기를 에스코트했고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부부가 니콜라 테슬라 국제공항에서 시진핑 부부를 직접 맞았다.

시진핑과 오르반은 9일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양국은 전천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가 되어 협력 수준을 더 높게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프라·원자력·자동차 등 18개 분야에서 양국 협정을 체결했다. 시진핑은 전날 서면 담화에서는 “중국과 헝가리는 서로를 신뢰하는 좋은 친구”라고 했다. 헝가리는 직전 방문국인 세르비아와 함께 유럽 내 대표적인 친중(親中) 성향 국가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진핑은 ‘유럽의 변절자’ 세르비아·헝가리와 포옹하는 것을 즐긴다”면서 “두 나라는 유럽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가장 우호적이고, 미국 주도 세계 질서에 도전해온 공통점이 있다”고 전했다. 헝가리는 1948년, 세르비아는 1955년에 각각 중국과 수교했다.

특히 헝가리는 최근 중국의 유럽 내 전기차 공급망 구축을 위한 거점을 제공하고 있다.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은 헝가리 동부 데브레첸에 78억달러(약 10조7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 중이다. 미국 테슬라와 세계 전기차 판매량 1·2위를 다투는 중국 BYD(비야디)는 헝가리 남부 세게드에 생산 라인을 만들고 있다. 중국 창청자동차(GWM)이 헝가리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양국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는 2015년 유럽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 주도의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참여할 정도로 중국과 폭넓게 협력해왔다.

앞서 세르비아도 오랜 우방이자 최대 투자국인 중국의 일인자를 극진히 대접했다. 시진핑 방문 이틀째인 8일 부치치는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은 중국 내부 문제라면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시진핑도 이날 정상회담 직후 “우리는 미래를 공유하는 새로운 공동체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시진핑의 이번 유럽 순방 첫 방문국인 프랑스는 유럽 내 대부분 서방권 국가들과 달리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 외교 노선을 추구하며 중국과 밀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수요처인 중국에 농산물·화장품 등 수출을 늘리려는 경제적 이해관계도 작용했다. 중국은 중국대로 미·중 갈등 속에서 우군을 확보하려 통상 마찰 문제가 불거진 유럽연합(EU)과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고, 이를 위해 프랑스를 지렛대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는 1964년 서방권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기자 프로필

중국 읽어주는 기자. 중국이 왜 그러는지 쉽고 상세하게 알려드립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세계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