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기준 우리나라 청년 세대(만 19~34세)는 1021만3000명으로 총인구의 20.4%를 차지한다. 2015년에 비하면 5년 만에 청년 인구가 48만3000명, 비율은 4.5%포인트 줄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현재 1000만명을 약간 넘는 청년 인구가 30년 뒤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2050년이면 청년 세대는 521만3000명으로, 총인구의 11.0%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청년 인구가 급감하는 것도 충격적일 정도로 심각하지만 청년층의 81.5%가 미혼이라는 사실도 놀랍다. 통계청 조사에서 청년층 미혼 비율이 80%를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30~34세 연령층의 미혼 비율은 2000년 18.7%에서 2020년엔 56.3%로 무려 3배로 늘었다. 25~29세 가운데 미혼은 87.4%에 달한다. 2000년에는 20대 후반에 결혼한 경우도 많아 이 연령대 미혼이 54.2%였다. 통계상 청년으로 분류되진 않지만 30대 후반(35~39세)의 미혼 비율도 7.2%에서 30.7%로 20년 사이 4배로 뛰었다. 청년들이 아예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하더라도 늦게 하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2022년 기준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3.7세, 여성 31.3세로 늦춰졌다.
자연스레 혼인 건수도 2011년 32만9000건에서 지난해 19만2000건으로 41% 급감했다.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청년 비율은 2012년 56.5%에서 지난해 36.4%로 감소했다. 결혼하지 않은 동거 부부 사이에서도 아이를 출산하는 유럽 등과 달리 우리나라 출생아의 96%는 법적으로 혼인한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다. 청년들이 결혼을 하지 않으면 곧바로 출생아 수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다. 결혼 후에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청년도 2018년 46.4%에서 지난해 53.5%로 늘었다. 첫아이를 낳는 평균연령도 33.0세다.
결혼을 아예 하지 않거나(비혼), 늦게 하고(만혼), 결혼해도 자녀를 낳지 않는(무자녀)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78명으로 추락했다. 압도적인 세계 최악이다. 통계청은 출산율이 내년에 0.7명으로 최저점을 찍은 뒤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지금 추세라면 그 예측도 빗나갈 가능성이 크다. 과도한 경쟁과 일자리 불안, 높은 집값과 사교육비 지출 등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관념을 해소할 총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꾸준히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면 국가 파멸 수준의 결혼 기피 현상과 저출생을 막을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