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do감] 가재는 왜 선명한 빨간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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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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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의 밝은색은 환경에 대한 적응력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IM3_vs10/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가재는 밝고 선명한 붉은색을 띤다. 동물의 또렷한 색깔은 환경 적응 또는 성적 신호 등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가재의 밝은색은 이와 무관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웨스트리버티대와 애리조나주립대 공동 연구팀은 동물의 밝은색이 적응력을 의미한다는 개념에 도전하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10일 국제학술지 ‘영국 왕립학회보 B: 생물과학저널’에 발표했다.

진화론에 따르면 동물은 생존에 이득이 되는 유전적 돌연변이는 유지하고 유익하지 않은 변이는 소멸시키는 진화 과정을 거친다.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변이 요인 중 하나는 색깔이다. 과학자들은 눈에 띄는 선명하고 밝은 색깔이 환경에 대한 적응이나 성적 신호 혹은 경계 신호로 보고 있다.

눈에 띄는 색상이란 빨간색, 오렌지색, 노란색처럼 천연 그대로의 색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는 색깔들을 의미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눈에 잘 띄지 않는 색으로는 갈색, 회색, 검은색 등이 있다.

연구팀은 “눈에 띄는 색상이 기능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지난 두 세기 이상 진화론적인 관점을 통해 설명돼왔다”며 “공작의 화려한 깃털이나 뱀의 색상 패턴처럼 눈에 띄는 색상의 유용성을 자연 선택으로 설명해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러한 관점으로 설명되지 않는 사례들이 있다. 땅속 깊이 살면서 외부에 거의 노출되지 않는 생활을 하는 생물 중에도 화려한 색상을 가진 종들이 존재한다. 연구팀은 가재도 진흙에 주로 사는 생물이면서 선명한 색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환경과 색상의 관계를 살피는 동물종으로 적합하다고 보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의 관찰 결과 가재의 밝은색은 포식자의 접근을 막거나 짝을 유혹하는 역할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가재 종의 색상을 비교한 결과, 가재가 환경과 잘 어우러지기 위해서는 오히려 황갈색으로 진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선명한 붉은색은 적응력과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일부 가재 종은 진흙 환경과 섞이기 위해 밝은색을 희미하게 바꾸는 진화 과정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며 “밝은색은 단지 우연한 진화의 결과로 보인다. 현재 밝은색을 가진 가재도 향후 환경과 어우러져야 할 압박을 느끼면 색이 흐릿해지는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098/rspb.2024.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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