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토피아 암시하면, 환경보호 활동 더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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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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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로 예상되는 부정적 미래를 강조하는 메시지는 대중이 나무심기 캠페인 같은 환경 활동을 하지 않도록 유도한다는 행동과학 분야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기후 변화로 예상되는 부정적 미래를 강조하는 메시지는 환경을 보호하도록 촉진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나무심기 캠페인 같은 환경 활동을 하지 않도록 유도한다는 행동과학 분야 연구결과가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는 정동일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과 설선혜 부산대 심리학과 교수팀이 포함된 63개국 255명의 국제 행동과학자들이 전 세계 대중의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과 행동 변화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정부나 기관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대중의 행동변화나 인식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여러 캠페인 등 사업을 진행한다. 이때 사용되는 메시지 유형을 연구팀은 의사결정 행동 연구의 이론적 배경을 기반으로 크게 11개로 분리했다. △동적 사회 규범 △동참하는 규범 △효과적인 집단 행동 △심리적 거리 △체제 정당화 △미래 자아 연속성 △부정적 감정 △다원적 무지 △미래 세대에게 보내는 편지 △사회적 결속을 강화하는 도덕 기반 강조 △과학적 합의 등이다.

연구팀은 63개국 5만944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11개 메시지 중 하나를 무작위로 배정하거나 아무 메시지도 적용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배정된 메시지를 읽고 이 메시지가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측정 받았다. 11가지 심리적 메시지가 대중의 기후 인식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것이다.

영향은 4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설정된 질문으로 측정됐다. '기후 변화가 인류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심각하다고 생각하는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을 얼마나 지지하는지', '각종 기후 위기에 관한 정보를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고 싶은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실제 나무심기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연구팀이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어두운 미래를 강조하는 메시지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에서 정보 공유에는 효과적이나 정책 지지나 개인 신념 변화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대중이 나무심기 캠페인 같은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부정적인 미래의 모습이 대중에게 무력감을 유발하고 행동 변화를 방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기후 변화에 대한 행동 유도가 어려운 과제라는 점도 확인했다. 사람들은 다양한 기후 메시지에 다르게 반응했으며 국가마다 반응도 달랐기 때문이다. 단 연구팀은 "각 메시지가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맥락에서 효과를 발휘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과학자와 정책 입안자들이 각 청중에게 맞춘 메시지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연구를 통해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과 행동 변화를 이끄는 메시지 전략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연구와 정책이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 2월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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