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젤렌스키 파리서 회담…우크라 휴전 속도 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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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12.08. 오후 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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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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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주선으로 3자 회담
7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3자 회담을 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식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우선 과제로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했다.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은 트럼프가 이날 저녁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행사를 앞두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젤렌스키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뉴욕에서 만난 바 있는 트럼프와 젤렌스키는 이번에 미국 대선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

이번 회담은 화재로 손상됐다가 5년 만에 다시 문을 여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재개관식을 계기로 마크롱이 트럼프와 젤렌스키를 각각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회담은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주장하는 트럼프의 취임을 한 달여 앞둔 데다 우크라이나군이 수세에 몰리고 있는 중대한 시기에 열렸다.

회담 내용은 즉각 공개되지 않았지만 휴전 추진 등과 관련해 중요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트럼프 쪽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 점령당한 영토를 양보하는 대가로 안전 보장을 제공하는 내용의 휴전 안을 추진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프랑스 등 유럽 쪽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야심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휴전이 이뤄지는 것은 곤란한다는 입장이다.

젤렌스키는 성명을 통해 “생산적 회담”이었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인들과 전쟁 상황, 우크라이나를 위한 올바른 평화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 모두는 전쟁을 가능한 한 빠르고 공정하게 끝내기를 원한다”며 “계속 공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담에서는 마크롱도 러시아에 지나치게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회담은 최근 젤렌스키가 기존 입장을 바꾸는 발언을 한 뒤에 진행됐다는 점에서 휴전 논의를 더 촉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젤렌스키는 러시아군 점령지를 양보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 휴전 협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에는 나토 가입을 조건으로 한 종전을 위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빼앗긴 영토는 이후에 협상을 통해 되찾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젤렌스키의 입장 전환에는 트럼프의 재집권에 대한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의 군사 원조에 부정적 태도를 보여온 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푸틴도 최근 “트럼프는 경험 많고 똑똑한 사람”이라며 우호적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 3자 회담은 트럼프가 당선 이후 외국을 방문해 본격적으로 외교 무대에 복귀했다는 의미도 지닌다. 트럼프는 마크롱의 영접을 받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염두에 두고 “확실히 지금 세상이 좀 미쳐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크롱은 의회의 불신임으로 내각이 붕괴된 뒤에도 퇴진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외교적 이벤트를 성사시켰다. 트럼프의 1기 집권 때 그와의 관계가 매끄럽지만은 않았던 마크롱은 “프랑스인들은 5년 뒤 당신을 다시 환영하게 돼 큰 영광”이라며 트럼프와 ‘주파수’를 다시 맞추려는 모습을 보였다.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식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도 초대받았으나 다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고, 아내 질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왔다.

3자 회동 몇 시간 뒤 바이든은 드론과 탱크 등 9억8800만달러(약 1조4천억원)어치의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 원조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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