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실질소득, 2년 전 수준에도 못 미쳐…소득 장기 정체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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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29. 오후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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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4년 2분기 가계동향
지난 26일 서울 한 시장에서 시민이 과일값을 건네고 있다. 한국물가협회는 올해 전통시장 기준 4인 가족 추석 차례상 비용은 28만7100원으로 지난해보다 9.1% 늘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가구의 월평균 실질소득이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제자리 걸음 수준의 소득 성장이 장기화하면서 2분기 실질소득 수준은 두 해 전인 2022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내수 회복 지연의 핵심 원인이 가구의 소득 정체에 있다는 점이 여실히 확인되는 셈이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4년 2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지난 2분기 우리나라 1인 이상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96만1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다. 가구소득은 근로소득·사업소득·재산소득·이전소득·비경상소득이 포함된 소득이다.

근로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314만6천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의 사업소득은 94만원, 이전소득은 73만5천원으로 각각 1.4%와 2.4%씩 증가했다. 이자와 배당 등 재산소득(5만2천원)은 29.5% 증가하며 6분기 연속 두자릿수로 늘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질소득은 지난해 2분기에 3.9% 감소한 뒤 사실상 정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모두 0%대 늘어나는 데 그치더니 올 1분기에는 다시 1.6% 감소한 바 있다. 이에 올 2분기 실질소득(약 435만3천원)은 두 해 전인 2022년 2분기(449만4천원) 보다 적다. 실질소득은 구매력을 보여주는 점을 염두에 두면 소비를 중심으로 한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이유가 소득 정체에 있었음이 확인되는 셈이다.

소득 5분위 모든 구간에서 명목소득이 증가했으나, 가계소득의 가장 큰 비중(63.4%)을 차지하는 근로소득만 떼어보면 구간별 소득 증감의 격차가 컸다. 소득 상위 20% 가구의 2분기 명목 근로소득은 8.3% 늘어났지만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근로소득은 되레 7.5% 줄었다. 2분위·3분위 근로소득도 각각 2.1%,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381만1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다. 주거·수도·광열과 교통 지출은 각각 7.1%, 6.9% 증가한 반면 주류·담배 지출액은 2.5% 감소했다. 시장금리 하락 영향으로 이자비용도 4.8% 줄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는 “2분기 우리 경제가 전년동기대비 2.3%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아직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율(0.8%)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이날 올해 상반기 상용노동자 1인 이상 사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월평균 실질임금은 354만3천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55만8천원)보다 0.4% 감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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