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남 마약수사 무마’ 의혹 이정섭 검사 탄핵 기각됐지만…수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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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29.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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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섭 대전고검 검사가 28일 오후 처남 마약 사건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 관련 탄핵 심판 2회 변론기일 출석을 위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들어가며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처남 마약 사건 수사 무마’ 등 의혹이 제기된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헌재는 29일 이 검사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를 ’소추 사유가 특정되지 않거나 법률 위반으로 볼 수 없다’며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국회는 지난 1월 이 검사가 △수사와 관련 없는 일반인의 범죄기록을 무단 열람하고 △대기업 임원으로부터 리조트 접대를 받았으며 △선후배 검사들에게 골프장 이용 편의를 제공했고 △처남 조아무개씨의 마약 투약 사건을 무마하고 △형사 재판 전에 증인을 사전 면담했으며 △위장전입 경력이 있다며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그러나 헌재는 범죄경력조회 무단 열람,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골프장 예약 편의 제공, 수사 무마 의혹은 “소추사유가 특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으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취지다.

또 코로나19 시기 리조트에서의 집합금지명령 위반과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서는 “직무집행과 관계가 없는 행위로 탄핵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법에서는 공직자가 직무집행 과정에서 헌법·법률을 위반했을 때 탄핵 사유가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뇌물 사건 재판 과정에서 증인을 사전 면담했다는 부분에 대해 다수의견은 “사전면담이 위법 또는 부적절할 수 있다”면서도 “사건 기록만으로는 위법하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김학의 뇌물 사건은 2019년 11월에 무죄, 2020년 2심에서는 일부 유죄에 이어 2021년 6월 대법원에서 다시 무죄 취지로 파기됐다.

공판을 맡았던 이 검사가 핵심 증인 최아무개씨를 재판 전에 사전 면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법원이 최씨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삼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김기영·문형배 재판관은 별개의견을 내어 “검사라면 증인신문 전 증인 면담행위가 증언의 신빙성을 의심케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며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 정도가 중대하지 않아 파면 결정을 할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이 검사가 연루된 각종 의혹은 그의 전 처남댁(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의 증언에서 시작됐다. 강 대변인은 이 검사의 처남 조씨와 혼인 관계를 유지하던 기간에 목격한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공개 발언했고 결국 탄핵소추로 이어졌다.

이 검사의 비위 의혹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헌재는 탄핵심판을 진행하면서 이 검사 관련 수사·감찰 기록을 요청했지만 검찰은 “사건 관계인의 명예나 사생활 등을 침해할 수 있어 송부할 수 없다”며 거부하기도 했다.

의혹 제기는 있었지만 헌재로서는 추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가 어려웠기에 탄핵심판을 기각한 측면도 있는 셈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지난해 11월 접대 의혹이 불거진 리조트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수사를 본격화했고, 지난 4월엔 이 검사 자택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했지만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이 검사 의혹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필요한 수사를 철저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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