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에 전화 거셔도 받습니다…고객 '불만 제로'가 목표” [CEO&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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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5. 오후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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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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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석 볼보트럭코리아 대표
업계 최초로 '24시간 콜센터' 운영
야간 정비소 연계 등 고객중심 경영
17년째 수입상용차 판매 1위 수성
자동차 업계서 29년 몸담은 베테랑
내년 전기 상용트럭 출시 진두지휘
충전기 26기 등 인프라 구축 사활
/이호재 기자

[서울경제]

“볼보트럭의 구매 고객 중 개인 비중이 85%를 넘습니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니즈를 섬세하게 맞춰야 하죠.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고 야간에도 정비 사업소의 문을 여는 이유입니다.”

박강석(사진) 볼보트럭코리아 대표는 최근 서울 한남동 볼보빌딩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수입 상용차 시장에서 볼보트럭이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는 핵심 원동력은 고객 중심의 경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자동차 업계에서만 29년간 몸담은 전문가다. 옛 쌍용자동차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대우자동차·GM대우를 거쳐 2006년 볼보트럭코리아에 합류했다. 해외 서비스 부문과 차량 판매 후 부품 교체, 제품의 정비 및 유지보수, 파생 서비스 사업 등을 총괄하는 애프터마켓 부문에서 성과를 내왔다. 2020년 볼보트럭코리아의 새 대표로 취임하기 직전 그의 직책 역시 애프터마켓 사업 부문 전무였다.

그의 이력은 ‘첫째도 고객, 둘째도 고객’을 강조하는 회사의 경영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박 대표는 “대당 가격이 수억 원인 상용차는 고객에게는 집 다음으로 비싼 자산인 경우가 많다”며 “차가 곧 시간이자 비즈니스의 전부이기 때문에 단순히 차를 파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차량에 문제가 발생해 멈추면 고객들은 바로 생업에 지장이 생기는 만큼 애프터서비스가 중요하다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볼보트럭코리아의 고객센터는 새벽 3시에 전화가 와도 전문 상담 인력이 친절하게 답변해준다”며 “차량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가장 가까운 야간 정비 사업소를 연결해준다”고 말했다.

안심 케어 프로그램도 고객 중심 경영을 현장에 적용한 사례다. 상용차는 승용차와 달리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대인·대물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보험사는 상품 개발에 소극적이고, 있는 보험 상품마저도 비싸다. 차주들이 보험 가입을 꺼리는 이유다. 안심 케어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는 상품이다. 박 대표는 “차량 출고 후 2년 안에 사고가 발생하면 차량 수리비 등을 1000만 원까지만 고객이 부담하고 초과분은 최대 5000만 원까지 안심 케어를 통해 회사가 지원해준다”면서 “5월 말 기준 340명의 고객이 총 89억 원의 수리비를 지원받았다”고 설명했다.

/이호재 기자


고객 중심 경영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경기 둔화로 지난해 판매량은 1800대로 줄었지만 2007년 이후 17년째 수입 상용차 부문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수입 상용차 시장 점유율은 40%에 이른다. 도로 위를 달리는 수입 상용차 2.5대 중 1대는 ‘볼보’ 마크를 단 차량이라는 얘기다. 올해 예상 판매 목표량은 2000대 안팎으로 18년 연속 선두 수성이 유력하다. 박 대표는 “볼보트럭코리아는 1997년 국내에 처음 진출한 후 지금까지 변함없이 고객 중심의 경영철학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며 “이런 진심이 쌓여서 한국 고객들이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볼보트럭의 국내 전동화 전략도 진두지휘하고 있다. 볼보트럭은 스웨덴 본사 차원에서 대형 상용차의 전동화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30년까지 전 세계에 판매되는 트럭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50% 감축하고 2040년까지는 100% 줄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박 대표는 “대형트럭 한 대에서 발생하는 연간 이산화탄소 양은 평균 100톤으로 승용차 70~100대분에 해당한다”며 “물류를 움직이는 상용차 업체로서는 탄소를 감축해야 하는 사회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볼보트럭코리아는 본사 차원의 탄소 감축 계획에 따라 국내에서도 대형 전기트럭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 대표는 “한국 시장은 아직까지 대형 전기트럭 브랜드가 없다”며 “국내에서도 인증 작업에 박차를 가해 내년 상반기에 대형 전기트럭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 상반기에 전기트럭이 출시되면 국내 전기차 생태계가 확장되는 효과도 있다. 볼보의 대형 전기트럭에 국내 배터리사의 제품이 탑재되기 때문이다. 볼보트럭이 2022년 세계 최초로 출시한 첫 대형 전기트럭인 ‘FH 일렉트릭’에는 삼성SDI의 21700 하이니켈(91%) 원통형 배터리 2만 8000여 개가 들어간다. 상용 트럭 탑재를 위해 고출력 및 고에너지 밀도를 구현했다. 삼성SDI는 3월 ‘인터배터리 2024’ 전시회 부스에서 이 제품을 공개했다. 박 대표는 “볼보트럭은 삼성SDI와 2018년부터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대형 전기트럭이 출시돼 판매되면 한국 기업에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호재 기자


박 대표는 충전 인프라 확충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볼보트럭코리아는 최근 동탄과 인천, 김해 직영 서비스센터 3곳에 국내 최초로 대형 전기트럭 전용 충전시설을 준공했다. 대형 전기트럭의 국내 도입 및 상용화를 위해 볼보트럭이 수립한 충전 네트워크 구축 로드맵 가운데 하나다. 총 26기의 급속 충전기가 설치됐다.

박 대표는 “전기트럭이 공식적으로 출시되지 않았는데 충전소 구축부터 나서자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고객 중심에서 보면 어차피 충전 편의성을 높여야 전기트럭 이용도 활성화될 수 있는 만큼 정해진 계획에 따라 지속적으로 대형 상용차의 충전소도 확충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보트럭코리아는 2단계로 전국 31개 볼보트럭 자체 서비스 네트워크에 충전 인프라 설치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3단계로는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주요 항만 시설과 물류 거점 등을 중심으로 충전소를 확대할 계획이다. 마지막은 정부 및 공공기관들과의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상용차 전용 충전 인프라를 확충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볼보트럭코리아가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기업이 되길 바란다. 본사를 설득해 한국에서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벌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기업이 속해 있는 사회를 떠나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는 없다”며 “볼보트럭코리아가 한국에서 영업 활동을 하고 돈을 버는 만큼 필요한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환원하는 것 역시 기업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2022년 동해에서 큰 산불이 났을 때 복구에 필요한 트럭을 무상으로 제공한 것도 이런 연장선이다. 박 대표는 “당시 산불이 난 후 복구 작업이 오랜 기간 지속됐는데 트럭과 건설기계 장비가 필요했다”며 “볼보건설기계코리아와 협의해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볼보트럭코리아는 젠더 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젊은 여성 정비사를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대형 상용차 정비는 금녀의 구역처럼 오랜 기간 인식돼왔다”며 “스웨덴 고센버그 본사에 가면 생산 조립 라인의 35%가 여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금녀의 구역이었던 상용차 업계에 여성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젠더 다양성 프로그램을 수년째 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시장에서 볼보 그룹의 사업영역은 볼보트럭 외에도 볼보그룹코리아(볼보건설기계코리아), 볼보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있다. 볼보트럭코리아는 대형 트럭의 전동화를 추진하며 볼보 대형 전기트럭의 국내 출시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동탄, 김해, 인천 직영 서비스센터에 태양광 발전 설비 구축을 완료했다. 볼보그룹코리아도 경남 창원공장에 아시아 최초로 설립된 볼보그룹 배터리팩 생산 시설을 구축하며 자체적으로 전기 연료 솔루션을 생산하며 탄소 배출 절감에 기여하는 등 그룹차원에서 지속가능성 실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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