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훌쩍 비염도 '이것' 때문?…콧속에 수백 개 붙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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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1.07. 오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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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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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중앙대병원 민현진 교수·KRIBB 정진영 박사
콧속 조직 미세플라스틱 세계 최초 규명
'알레르기 및 비과학 국제포럼' 논문 발표

인간의 콧속 조직에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 민현진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정진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박사 공동 연구팀이 비강 조직 샘플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식별 및 특성을 분석한 연구를 7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중앙대병원에서 코 수술을 받는 환자 중 참여 동의를 받은 대상자들에서 수술 전 코털과 코 내부 위치별로 조직을 채취했다. 구체적으로 중비갑개(가운데 코선반), 하비갑개(아래코선반), 비인두액과 중비강액 등 4곳에서 샘플을 얻어 미세플라스틱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현미경 분석과 화학적 특성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총 10개의 비강 샘플의 다섯 개 부위에서 총 39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위별로 비인두액이 129개로 가장 많고 하비갑개 93개, 코털 86개, 중비갑개 51개, 중비강액 31개 순이다.

민현진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환자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중앙대병원

플라스틱 유형은 폴리에틸렌, 폴리에스터, 아크릴 폴리머, 폴리프로필렌, 폴리스티렌, 폴리스티렌 코폴리머,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코폴리머, 그리고 폴리우레탄 등으로 다양했다. 90%는 파편(fragment) 형태였고 섬유(fiber)는 9.23%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5㎜보다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미세플라스틱이라고 부른다. 작은 플라스틱 파편이 인체 조직 등을 자극할 경우 세포 손상 및 독성을 유발하고, 과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잇따르는 등 건강에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코를 포함한 호흡기에서도 염증 유발과 비염, 기관지염, 천식 등 호흡기질환의 악화, 폐 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민현진 교수
뛰어난 가공성과 낮은 생산비용을 갖춘 플라스틱은 산업적 활용도가 매우 높다. 산업화로 인해 플라스틱 사용이 증가하면서 미세플라스틱 발생량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연환경에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내로 흡수될 가능성과 흡수된 이후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인간의 비강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존재와 특성을 보고한 연구는 극히 드물었다. 특히, 실제 사람의 비강 점막 조직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존재 여부와 특성을 보고한 건 이번이 세계 최초다. 민 교수는 "향후 비강 내 미세플라스틱의 검출과 더불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이비인후과 부문 최고 수준의 SCIE 급 국제학술지 '알레르기 및 비과학 국제포럼'(IFAR)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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