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 케이블 상용화 주목…후발서 선두주자로
초기 비용 높지만 향후 운영비 절감 이점 매력
화제가 된 상온·상압 초전도체는 '근거 없음'으로 결론이 나면서 씁쓸한 결말을 맞았죠.
당시 전 세계가 초전도체에 주목한 이유는 이 물질이 지닌 특수성 때문인데요.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0에 가까워 전기가 손실 없이 전달될 수 있어 '꿈의 물질'로 불립니다. 이를 응용하면 IT와 의료,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에서 무궁무진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죠.
공중으로 사라지는 22兆 구할 '한 가닥'
전기저항이 없으니 전력 손실 없이 대용량의 전기를 손쉽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일반 구리 케이블과 비교하면 송전용량은 최대 10배까지 늘릴 수 있죠. 구리 케이블 10가닥이 할 일을 초전도 케이블 한 가닥이면 해낼 수 있는 셈입니다. 전자파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통상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가 우리 가정에 오는 동안 전기저항으로 인해 약 4% 손실됩니다. 미미한 수치같지만 수천억에서 수조원까지 추정되는 어마어마한 규모죠. 미국의 경우 송전과정에서 사라지는 전기가 매년 22조원에 달한다고 하네요.
초전도 케이블에는 변압기도 필요 없습니다. 이 때문에 변전소 면적을 10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일 수 있어 변전소 설치와 운영에 드는 비용을 아낄 수 있죠. 또 도심의 기피 시설 문제를 해결하고 기존 변전소 부지는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꼴찌가 가장 멀리 달렸다
초전도 케이블 기술은 한국(LS전선)을 비롯해 미국(울테라), 프랑스(넥상스), 일본(스미토모·후루까와) 등 전 세계에서 4개국 5개 기업만 보유하고 있는데요.
한국은 10년 전만 해도 초전도 후발국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선진국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초전도 케이블 개발에 뛰어들었을 때 시장에서는 해외 선진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20년 이상 날 것으로 봤죠.
LS전선은 2004년 세계에서 4번째로 초전도 케이블 개발에 성공한 뒤 11년 만인 2015년 세계 최초로 직류 80㎸급 초전도 케이블 실증을 완료하면서 유일하게 직류와 교류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20년이 채 안 돼 내로라하는 선진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인데요.
아직 널리 상용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높은 구축 비용입니다. 케이블을 초전도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가 기존 전력 송신 방식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 번 플랫폼을 구축하면 송전 손실이 줄어드는 만큼 운영비를 크게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LS전선은 지난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력 전시회 '2024 CIGRE'에 LS일렉트릭과 동반 참가해 최신 초전도 케이블 기술을 선보였는데요.
계열사인 LS에코에너지도 올해부터 베트남에서 초전도 케이블 상용화를 추진을 위한 상호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등 '꿈의 케이블'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하네요.
세계는 국경으로 구분돼있지만 전 세계 바닷속과 땅 위에는 K-전선으로 연결돼 있죠. 초전도 케이블 시장에서도 우리 기업이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봅니다.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