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불안돈목(佛眼豚目)이라는 말이 있다"며 "이 대표가 민주주의의 대의를 말했는데 국민의힘은 기다렸다는 듯이 탄핵을 입에 올린다. (탄핵을) 학수고대하던 마음을 들킨 것인가"라고 말했다.
불안돈목은 '세상 만물이 부처님의 눈으로 보면 다 부처님 같아 보이고, 돼지의 눈으로 보면 다 돼지같이 보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대표의 발언을 대의민주주의의 일반론으로 엄호하며 한 대표가 오히려 탄핵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고 역공을 펼친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인천 강화군 강화읍에서 진행한 지원 유세에서 "일을 제대로 못 하면 혼을 내 선거에서 바꾸고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 만큼 심각하다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대의정치"라고 말했다.
이에 한 대표는 이 대표를 겨냥해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구호를 앞장세워 선거의 판을 정쟁의 장으로 물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탄핵 공세가 끝을 모르고 폭주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강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이라는 주어도 '탄핵'이라는 구체적인 명시도 이 대표가 아닌 두 사람의 입에서 먼저 튀어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마 하지 못했던 마음의 소리를 아전인수로 끌어들이지 말라. 야당 들으라고 하는 말인지 용산 들으라고 하는 말인지 헷갈릴 지경이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의 발언은 대의 민주주의 일반적 원리에 대한 것이었을 뿐 윤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얘기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당론으로 정하거나, 그 방향으로 뜻을 모으지도 않았다"며 "오히려 한 대표가 윤 대통령 탄핵을 이야기하는 것 보니, 한 대표나 국민의힘 내부가 윤 대통령 탄핵 관련 이슈로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꽉 차 있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한 대표가 일반론을 갑자기 '대통령을 끌어내린다'는 구호로 둔갑시켰다"며 "남의 말을 바꾸는 둔갑 변환술인가, 아니면 본인의 말대로 되기를 바라는 주술인가"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표는 이이제이(以夷制夷·적을 이용해 다른 적을 제압한다는 뜻), 차도살인(借刀殺人·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인다는 뜻) 방식으로 찌르고 싶을 만큼 윤 대통령이 밉나"라고 덧붙였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한 대표는 본인의 속마음을 들킨 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