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즙세연’ 사태에 하이브 팔았던 기관들, 민희진 해임에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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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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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과즙세연(왼쪽)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 /'아이엠 워킹' 유튜브 영상

겹악재에 바닥을 찍었던 하이브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 지지부진하게 계속해오던 분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연일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기관은 지난달 21일부터 8거래일 연속으로 하이브 주식을 순매수 중이다. 이 기간 사들인 주식은 총 374억원어치로,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액(157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기관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동안 하이브 주가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14일 16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했으나, 30일 18만4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장중 한때는 18만84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기관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하이브 주식을 매도한 날이 많았다. 9일에는 165억원어치를 팔며 외국인(170억원 순매도)과 함께 비중 축소에 나섰는데, 이날은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목격담이 화제가 된 바로 다음날이었다. 방 의장은 LA에서 인터넷 방송인(BJ) ‘과즙세연’ 자매와 함께 걷는 모습이 포착돼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당시 하이브는 방 의장이 과즙세연 자매의 식당 예약을 돕고 관광지를 안내해줬다고 해명했다.

‘오너 리스크’뿐 아니라 소속 가수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의 전동 스쿠터 음주운전이 연일 논란이 되자, 국내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됐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4일에는 기관이 205억원, 외국인이 32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24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방어했지만 이날 주가는 4.6%나 떨어졌다.

그랬던 기관이 최근 하이브 주식을 꾸준히 사 모으고 있는 것은 주가가 이미 저점에 도달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BTS 멤버들의 군 입대로 인한 실적 악화 우려로 투자 심리가 악화됐던 작년 초와 비슷한 가격까지 떨어진 만큼, 이제는 저가 매수에 나서도 될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의 앨범 공동구매가 고점 대비 30~50% 가량 줄어든 상황에서, 추가적인 감소는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 “향후 1년 내 하이브의 가장 큰 성장 모멘텀(동력)은 BTS의 완전체 컴백과 위버스의 구독 모델 도입이며, 지식재산권(IP)의 가치가 플랫폼의 가치라는 공식을 감안할 때 상호 간 시너지 효과도 상당히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지난 4월부터 하이브 주가의 발목을 잡아왔던 민희진 대표와의 분쟁이 종료될 기미가 보인다는 것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어도어는 이사회를 열고 김주영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앞서 5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민 대표 측 사내이사들이 해임되고 하이브 측에서 선임한 인사들로 이사진이 꾸려진 만큼, 민 대표의 해임은 예상됐던 결과다.

아울러 하이브는 민 대표와의 주주 간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 해지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주 간 계약 해지가 확정되면 민 대표가 갖고 있던 주식매도청구권은 소멸된다.

이 연구원은 “어도어가 경영과 프로듀싱이 분리되지 않았던 유일한 레이블이었다는 점에서, 민 대표의 대표직 해임은 정상화의 과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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