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된 아이폰 삽니다"…젊은층 사로잡은 구형 아이폰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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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1.25. 오전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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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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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6S·SE 1세대 등 구매 후기 이어져
화질 떨어지지만 '감성 있다' 평가도
유튜브서도 '구형 아이폰' 개봉기 잇달아
김연아가 지난해 5월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셀카. 김연아 인스타그램 캡처


젊은층을 중심으로 출시한지 오래된 구형 아이폰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최신 기종과 비교해 배터리 성능과 카메라 화소 수가 떨어지지만 감성 사진을 찍는데 좋다는 평가가 많아 구형 아이폰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e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에선 '아이폰6S', '아이폰7', '아이폰SE 1세대' 등의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들 기종은 각각 2015년 9월, 2016년 10월, 2016년 3월에 출시됐으나, 현재도 10만원대 초중반의 가격에 팔리고 있다. 에이블리 실시간 디지털·휴대폰 분야에서 랭킹 1~4위를 차지하는 등 상위권도 휩쓸었다. 구매자들은 "감성 넘치는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만족한다", "서브폰으로 추천한다", "카메라용으로 구매했는데 느낌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여행 갈 때도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등의 후기 글을 남겼다.

스타일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에서 구형 아이폰이 디지털/휴대폰 분야 인기 검색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에이블리 갈무리


초고화질이 기본 옵션인 최신 기종과 비교하면 구형 스마트폰의 화질은 현저히 떨어진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 16 일반 모델에는 후면에 4800만화소 광각 카메라와 1200만화소 초광각 카메라가 탑재돼 있고 전면 카메라도 1200만 화소다. 반면 2016년 출시된 아이폰SE 1세대는 후면과 전면의 카메라 화소가 각각 1200만, 700만 화소에 불과하다.

최신 기종으로 더 선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지만 젊은층이 구형 아이폰 카메라에 빠져든 것은 특유의 따뜻한 색감과 낮은 화질이 되레 힙하고 감성적인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필름 카메라가 재유행하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레트로 열풍에 따라 일부러 불편함을 감수하며 필름 카메라를 선택하는 이들이 적지 않듯, 구형 아이폰을 선택하는 것 또한 자신만의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는 하나의 방식이 된 셈이다.

유튜브에서도 구형 아이폰 개봉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구독자 수 21만명을 보유한 테크 리뷰 유튜버 '티노'는 아이폰 SE1 언박싱 영상을 통해 "요즘은 절대 나올 수 없는 작고 컴팩트한 디자인이다. 요즘 핸드폰과 비교해보면 느낌이 아예 다르다"며 "작다고 해도 빠릿빠릿한 편이라 서브폰 혹은 공부용으로 쓰기 좋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해당 쇼츠 영상은 조회 수 72만회를 기록했다.

유튜브에서 아이폰 SE1 구매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젊은층의 아이폰 선호 현상도 구형 아이폰 유행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갤럽의 '2024년 한국 성인 스마트폰 사용현황 조사'에 따르면 18~29세 응답자의 64%가 아이폰을, 34%가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20대 여성 응답자 중 '아이폰을 쓰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75%에 달했다. 30대 여성 응답자 역시 아이폰 사용자가 59%로 갤럭시 사용자(38%)를 웃돌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애플이 가진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젊은층이 아이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최근 중고, 구형 아이폰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저렴하게 구매해 감성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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