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로 늘어난 '바다의 여름'‥기후변화에 사라지는 독도 홍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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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31. 오후 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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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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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독도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면서 다양한 해양 생물이 살아가기 좋은 어장이 형성되는 곳인데요.

기후변화로 바다가 뜨거워지면서 독도 바다 생태계가 큰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특산물인 '독도 홍합'도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김현지 기자가 독도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동이 트기 시작한 이른 아침, 울릉도에서 출발한 어선이 독도로 향합니다.

허리에 무거운 쇳덩이를 두르고, 내려갈 준비를 마친 잠수부.

해초로 뒤덮인 바위에 붙어 홍합을 캡니다.

독도 바다에서 십 년 넘게 자란, 어른 손바닥만 한 홍합들이 망에 담겨 올라옵니다.

[박원래/도동 독도함 선장]
"양식 홍합보다 자연산이 홍합 향이 많이 난다고. 맛도 좋고."

이 독도 홍합을 넣은 홍합밥이 울릉도 대표 전통음식인데, 앞으론 맛보기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김도윤/울릉군 도동어촌계장]
"홍합을 채취를 하는 자리에 다시 홍합 새 포자가 거기 안 돋는데 이게 억수로 문제라 딴 자리에 홍합이 안 나는 거예요. 희한해요."

'바다의 여름'이 길어진 탓입니다.

바다 표층 수온이 20도 이상 되는 걸 '바다의 여름'이라고 부르는데, 울릉도·독도 바다에서는 1960년대 70일 정도였던 기간이 작년엔 160일 가까이로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어패류가 폐사할 수 있는, 25도 이상 '고수온' 일수도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김윤배/KIOST 울릉도·독도 기지 대장]
"홍합의 어린 개체들이 이 고수온에 엄청 취약하거든요. 사망률이 이제 눈에 띄게 증가되는 거죠."

게다가 표층 수온이 지나치게 올라가면 따뜻한 물은 위에, 찬 물은 아래에 머무르는 성층화 현상이 강화됩니다.

문제는 이 찬 심층수에 플랑크톤의 먹이인 영양염이 풍부하다는 점입니다.

[김윤배/KIOST 울릉도·독도 기지 대장]
"(홍합이) 먹고 있는 게 식물 플랑크톤을 기본으로 하고 있거든요. 표층이 너무 더워져가지고 물들이 섞어지기가 힘들어지는 거예요. 먹이망 공급이 힘들어지는 거죠."

한류와 난류가 만나, 풍부한 어장을 자랑하는 울릉도·독도.

하지만 이젠 우리 바다에서 가장 빠르게 아열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울릉도 앞바다에선 열대어종 파랑돔 무리가 포착됐고, 연무자리돔, 큰점촉수, 자바리처럼 제주에서 주로 보이던 어류들도 대거 관찰됐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조사에서 확인된 울릉도 어종 131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열대·아열대성이었습니다.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취재: 손지윤·허원철·최대환 / 영상편집: 이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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