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첫 대표회담…'동상이몽' 속 성과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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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9.01. 오전 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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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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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2시 본청에서 대표 회담…11년 만
채상병 특검, 금투세, 전 국민 25만원 지원 논의
추석 연휴 앞둔 회담…'대권 주자' 양 대표 모두 성과 부담
韓, 금투세 합의 통해 성과 보여주려 할 듯
李, 채상병 특검과 의정갈등 통해 당정 갈등 노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첫 대표 회담이 1일 열린다. 의제를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던 양측은 채상병 특검과 금융투자소득세,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테이블에 올리며 협상대에 선다.

양 대표 모두 추석을 앞두고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지만, 여야 각자의 셈법은 엇갈린다. 한 대표는 민주당 내 이견이 있는 금투세와 관련해 합의를 끌어낼 경우 집권당으로서 민생 성과를 내보일 수 있다. 이 대표는 채상병 특검(특별검사)과 의정 문제를 통해 당정 갈등을 벌릴 기회다.

오늘 오후 2시 국회에서 대표회담…줄다리기 끝에 의제 설정

여야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청에서 회담을 진행한다. 국민의힘의 생중계 요구가 일부 받아들여져 여야 대표는 각 7분씩 생중계 공개 발언을 한다. 이어 비공개로 양당 정책위의장과 수석대변인 배석 하에 3대3 회담이 90여분간 진행된다. 여야 대표의 공식 회담은 2013년 당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민주당 김한길 대표 이후 약 11년 만이다.

회담에서 논의할 의제는 크게 △국가발전 △민생 △정치개혁 3개의 큰 틀 속에서 협의하기로 결정했다. 국가발전 의제로는 저출생 문제, 미래성장동력 대책 등이 포함된다. 민생 의제로는 인구전략기획부 설치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개편, 추석 물가 대책이 포함됐다. 이 대표가 추진 중인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도 논의한다. 정치개혁은 지구당 부활과 국회 기득권 내려놓기 등이다.

여야는 앞서 의제 설정을 두고 기싸움을 벌였는데, 각자 요구해 왔던 일부 의제들을 밀어 넣었다. 한 대표의 경우 주도적으로 언급해 온 금투세 이슈를 관철했다. 이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강조해 왔는데, 이 또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의료공백 문제는 국민의힘 측의 반대로 공식 의제로 채택되지 못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대화는 열려 있는 만큼 충분히 다뤄지지 않을까 본다(이해식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고 운을 뗀 상황이어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남아있다.

추석 연휴 앞두고 성과 압박…韓 '금투세', 李 '당정갈등' 노린다

29일 인천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24 정기국회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진성준 정책위의장(왼쪽) 등과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회담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진행되는 만큼, 정치권에서는 양 대표 만남에서 소기의 성과가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온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야당의 입법 공세가 상당 기간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면서 이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양 대표 모두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만큼, 회담의 성과를 추석 밥상에 올리고 싶어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정광재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추석을 앞두고 11년 만에 개최되는 여야 대표 회담에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라며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국민의 어려움과 고충 해소를 위해 양보하고 타협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도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국정을 풀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회에서라도 성과 보따리를 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측이 회담의 목표가 엇갈리는 만큼 전격적인 합의가 가능할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과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내 자본시장과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정책 토론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우선 한 대표의 경우 강하게 언급해 왔던 금투세 논의로 성과를 가져가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투세의 경우 민주당 내에서 이견이 크기도 한 만큼, 합의된다면 한 대표가 주도권을 쥐고 끌어낸 성과로 비칠 수 있다. 양 대표는 현재 금투세 시행을 유예하는 안에 대해 열려 있는 상태다.

이 대표는 회담을 통해 당정 갈등을 추석 밥상에 올릴 수 있다. 대통령실을 겨냥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한 대표의 명확한 입장을 끌어낼 경우, 당내 친윤계-친한계의 분열을 유도할 수 있다. 그동안 한 대표가 자신이 언급했던 제3자 추천 내용의 채상병 특검 발의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이 대표는 회담에서 이 내용으로 한 대표를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식 의제로 채택되지는 못했지만 의정갈등이 테이블 위에 꺼내질 수 있다. 양 대표 모두 의대 증원을 유예하자는 교집합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회담에서 두 대표가 한 목소리를 낼 경우 의정갈등과 관련한 정부·여당 간의 이견이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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