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릴스’ 주력하는 버티컬브랜드, 꾸준한 상승곡선
척박한 한국의 ‘비디오 저널리즘’… “유튜브 확장시킬 것”
동아사이언스 뉴미디어팀 '씨즈더퓨처'(seize the future) 이다솔 PD의 말이다. 아직 기성 언론은 기존 문법을 벗어나지 못했다. 소셜미디어는 여전히 '미개척지'로 남아 있고, '비디오 저널리즘' 꿈을 꾸는 이들은 해외에서 참고 모델을 찾을 수밖에 없다. 직접 땅을 일구며 알고리즘을 뚫어야 한다는 말이다.
신수빈 기자(파트장)와 이다솔, 전성훈, 정용환 PD. 4인으로 구성된 '씨즈더퓨처'팀은 인스타그램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동아사이언스 버티컬 브랜드다. 30초에서 1분 분량의 인공지능, 우주, 기술, 환경 등의 '과학' 영상을 올린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23일 기준 1만6000명, 2022년 12월 개설 이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인스타그램부터 유튜브까지… 플랫폼별 차이점은
이들이 인스타그램에 집중하는 이유는 뭘까. 신수빈 기자는 "과학동아가 청소년 시기에서 끝난다. 그 이후 세대를 타깃으로 하고 싶었다"며 "틱톡은 10대에 초점이 맞아 있으니 2030이 많이 하는 인스타그램으로 시작해보자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인스타그램은 이용자수도 꾸준히 늘고 있는 플랫폼이다.
"인스타그램 '보관' 기능이 인상 깊더라. 여러 지표가 있겠지만 '좋아요'와 '보관'은 또 다르다. 나중에 또 보고 싶고 콘텐츠에 애정이 생길 때 (보관을) 보통 누르지 않나. 구독자들과 소통하면서 뭘 더 좋아하실지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지표라 챙겨보게 된다." (정용환 PD)
"기자 입장에선 인스타(릴스)보다는 좀 더 긴 유튜브를 하고 싶긴 하다. 더 많은, 깊이 있는 얘기를 담을 수 있으니까. 또 외부에서 (광고 등) 수익을 얻는다고 했을 때 큰 수익은 '유튜브로 만들어주세요'하고 온다. 그럼에도 (유튜브를) 주력으로 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게속 실험을 하는 중이다. 다른 부서와 협업하면 얼마나 걸리는지 등등." (이다솔 PD)
뉴미디어 '논픽션' 영역 부족… "저널리즘 구현이 목표"
신문, 잡지사가 영상을 할 때 최대 난점은 '지속가능성'이다. 당장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하기보다 개인 재량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업무 부담, 부서 차출 등으로 개인이 빠져나가면 결국 팀 전체가 흐지부지되는 것이다. 신수빈 기자는 "당연히 고민이 된다. 저희끼리도 종종 하는 말이 '누구 하나 사라져도 팀은 살아야 한다'이다. 고정 시리즈를 만들어 (채널이) 안정화되면 새로운 사람이 와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방송보다 유튜브가 트렌드에 더 민감한 것 같다. 방송은 아무래도 유튜브보다는 제작자 기준에서 만들게 된다. 일반 시청자들이 모를 것이라는 영역을 상정해 놓고 '알려주겠다'는 측면이 일부 있다. 유튜브는 정말 관심 있는 사람만 들어오는 거니까. 제작자와 구독자들이 같이 '너드'(nerd)가 될 수 있달까." (전성훈 PD)
"친구들과 얘기할 때 많이 느끼는데, 보람을 느끼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축복 같다. 지금 다루고 있는 게 기후위기, 환경 등 앞으로 사람들이 당면해야 할 문제들이지 않나. 반응이 바로 폭발적일 순 없겠지만 지속적으로 관심도 주시는 것 같고. 거창한 욕심은 없다. 지금의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콘텐츠를 만드는 것. PD나 기자로서 공익적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정용환 PD)